일기 35

20240416

내가 싫으면 놓아도 돼 잡지 않을게 너를 영원히 좋아할 거야 넌 이미 내 마음 속 특별한 공간에 들어와있으니까 계속 노력할 거고 근데 내 시도가 너를 힘들게 하는 건 싫어 그러니까 힘들면 가도 돼 끝을 공표해도 돼 본성은 숨길 수가 없는 거지 드러나게 되어 있고 영혼이 불에 튀겨지고 있는 것 같아 이해해 그럴 에너지조차도 없었다는 거니까 그래도 내 얘길 들어주려고해서 고마워 다른 사람들한테 얘기 안 하고 표현 안 한다는 애가 그렇게까지 말할 정도였다면 그 믿음과 기대의 크기를 가늠하기가 자신의 멸망을 목도하고 졸도하는 것보다야 약간의 술로 위안을 삼고 하루를 이어붙일 수 있다면야 값싸고 손 쉬운 약 아닌가 어차피 약도 약한 독인데

일기 2024.04.17

20240416

너는 이미 그때 끝냈던 거겠지 이미 다 이 감정들을 거쳐갔고 마음 정리를 했고 마지막으로 뭔가를 주고 끝났겠고. 그런데도 가끔 생각이 나서 연락해 보는데 변한 게 없고 역시나 실망만 하고 이제 남은 미련의 미련도 다 털어버리고 진짜 간 거겠지 나는 이렇게 느리구나. 사실은 몰랐던 게 아니야 모르고 싶었어 그렇지만 진심이 아니었던 적은 없었어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 그래, 너는 안정을 찾을 때까지 달리기를 멈출 수 없겠지

일기 2024.04.16

20240414

너한테 나란 인간은 없었어 나한테 말하거나 묻는 것처럼 보여도 너를 말하거나 네가 어떻게 인식되는지 반응을 보는 것뿐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네 변덕에 일관된 태도는 그거 하나였지 아니, 그게 원래 마인드였기 때문에 변덕스럽게 보이는 행동이 나온 거겠지 너한텐 너의 "생각"밖에 없어 넌 반응밖에 보지 못하지 물론 진심이었겠지 그렇지만 가볍고 말과 행동이 모순되는 이유는 상처 때문이겠지 근데, 정신병이 있다거나 상처를 받았다고 다 다른 사람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지는 않아 그래서, 너랑 같이 있을 때면 난 항상 우울하고 외로웠던 거야 너에게 내 마음을 허락하고 널 사랑하려 했던 내가 바보 같아

일기 2024.04.14

사랑이란 무엇인가

비극은 인간에게 일어난 사악한 일이 아니라...... 해소될 수 없는 갈등이다. If this is to be achieved, man must evolve for all human conflict a method which rejects revenge, aggression and retaliation. The foundation of such a method is love. 이를 달성하려면 인간은 모든 인간 갈등에 대해 복수, 침략 및 보복을 거부하는 방법을 진화시켜야합니다. 그러한 방법의 기반은 사랑입니다. 분쟁 중에도 책임을 다하는 태도가 인격을 만든다. 사랑과 평화는 너무나 그럴듯한 멀리 있는 큰 단어 같아 정당한 주장은 선의라는 폭력에 또다시 녹아 없어지고 똑바로 서려는 변화의 시도는 없어지고 ..

일기 2024.04.14

심해

아무도 오지 않는 외로움을 견디려 오만으로 둘러 세우지만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아이가 속에 있고 누구라도 좋으니 이해해 줄 사람을 찾지만 그런 사람은 쉽게 찾을 수 없지 쉽게 이해하기엔 상처를 입고 자라나 뒤틀렸고 먼저 이해하도록 다가가기엔 오만한 태도가 껍질이 되어버렸지 어쩌면 너 또한 나와 같다면 그러지 않기를 바래 마음대로 해도 괜찮아 화가 난다면 내 목을 졸라도 돼 뺨을 때려도 돼 네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싶어 화를 내고 짜증 내던 그 순간조차도 너를 알아줬으면 했다는 걸 왜 몰랐을까 내가 너를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너는 떠나기로 결심했고, 떠나버렸음을 알게 됐을 때 비극이 시작된 거지 또다시 세상을 덮은 또 다른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다고 했을 때 너는 이미 이 시간과 기억을 마무리했단 것..

일기 2024.04.13

시간의 밀물과 썰물

시간이 지나가기 시작해 어쩌면 너도 솔직하기 어렵고 둘러서 피하려고 했던 거라면 어쩌면 너도 우울과 감정을 토해내기 위해 그림을 잡았던 거라면 어쩌면 너도 같았다면 왜 나는 널 그렇게 쉽게 믿은 것일까 왜 너의 말을 모두 진짜라고 믿은 것일까 왜 나는 네게 그렇게 쉽게 투항해버린 것일까 생각하고 생각하다가 시간이 없어졌다 갑자기 쏟아지다가 해 시간이 깜빡이다가 시간이 썰물처럼 없어졌다가 밀물처럼 밀려들어 네가 떠나고 난 아무 것도 느낄 수 없고 내 생각에만 빠져들었어 네가 보이지가 않았어 눈이 흐려지고 생각할 수가 없었어 네가 다른 세계로 갈 때까지,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될 때까지, 그 시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것까지가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어 이제 너는 징검다리를 다 건넜구나

일기 2024.04.13

20240412

왜 섭섭해 하겠어? 말하고 싶으면 말할 거고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 안 할 거고 말하고 싶지 않다면 내 업보이니 뭐라 할 수 없고 넌 앞으로 더 성장할 거고 더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거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 거야 가정도 꾸리고 아이도 가질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미래에 나는 없어 너랑 헤어지게 되겠지만 그전까지는 최대한 진지하게 너를 보낼게 잘못한 건 잘못한 거야 이유를 대거나 핑계댈 생각은 없어 난 그동안 진심만 말해왔지만, 그렇다고해도 받아들일지 말지는 상대가 결정하는 거지 심한 자기비하는 때로 남에게 모욕으로 비춰지곤 하지 네 삶에, 네 생각에조차도 나는 없을텐데 왜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 건지 뭘 했다고

일기 2024.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