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올 어바웃 러브 - 벨 훅스

monstrum 2024. 5. 12. 04:19

 

 

사랑은 실제로 행할 때 존재한다. 사랑은 사랑하려는 의지가 발현될 때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사랑은 의도와 행동을 모두 필요로 한다. 여기서 의지를 갖는다는 것은 선택한다는 뜻이다. 아무나 다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려는 '의지'를 갖고서 사랑을 '선택'하는 사람만이 사랑을 할 수 있다. 

 

애정이 곧 사랑은 아니다. 애정이란 사랑을 이루는 한 요소일 뿐이다.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애정 외에도 상대에 대한 관심과 보살핌, 상대를 인정하고 존경하는 대도, 상대에 대한 신뢰와 헌신, 솔직하고 개방된 커뮤니케이션 등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 대부분은 사랑에 관해 잘못된 정의를 배우면서 자란다. 즉 사랑이란 하나의 특별한 감정이라고 믿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감정적으로 깊이 바지면 그 사람에게 몰두하게 된다. 모든 감정과 정서를 상대에게 쏟아붓는 것이다. 이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자신의 모든 감정을 투자하는 현상을 '카섹시스cathexis'라고 부른다. 스캇 펙은 자신의 책에서 많은 사람들이 카섹시스를 사랑으로 잘못 알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자신이 어떤 사람과 강력한 감정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거나 학대하는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카섹시스 상태에 있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는 것이 곧 사랑이라고 믿는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학대하는 것은 결코 사랑이 될 수 없다. 사랑과 모욕은 양립할 수가 없고, 학대와 무시는 애정 어린 보살핌이나 관심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사랑이란 각자 느끼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편하다. 사랑을 정확하고 명료하게 정의하게 되면 자기가 처한 현실에는 '사랑'이 결핍되어 있고, 소외감이 팽배해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곤혹스러운 것이다.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우리 문화에서는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사랑은 감정이 아닌 행동이다.

...

사랑이 느낌이나 감정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점도 자연히 받아들이게 된다. '감정'은 우리 의지대로 통제할 수 없다. 반면 행동은 우리가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목적과 의지만 있으면 어떠한 행동도 취할 수 있다. 또한 행동은 반드시 어떤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감정을 형성하는 것은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랑의 감정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의 행위를 하는 데 따른 결과인 것이다. 이런 개념을 받아들이면 사랑에 대한 진부한 관념들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사랑은 실제로 행할 때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사랑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깎아내리는 식으로 '사랑'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게 될 것이다. 진정한 사랑이란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보살피고 애정을 표현하고, 상대에 대해 책임을 지고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에게 충실과 헌신을 다하고, 상대를 신뢰하는 것이다.

어떤 개념을 분명하게 정의하는 것은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것은 결코 현실에 존재할 수 없다. 올바르게 정의하는 것은 우리에게 출발점은 어디이고 목적지는 어디인지를 명료하게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한다. 여행을 할 때 원하는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는 스케줄을 짜고 지나칠 곳을 지도에 표시해야 하듯이, 사랑을 향해 떠나는 여행에서도 우리를 안내해 줄 지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우리가 사랑을 이야기할 때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정직, 사랑에 진실하기

파트너에게 자기 자신을 온전히 드러냈을 때, 창피하거나 불편하다는 느낌보다는 편안하고 온화한 느낌이 더 강하게 들면 우리는 아주 새롭고 중요한 사실에 눈뜨게 된다. 즉 사람 사이의 아주 친밀한 관계는 우리에게 지리멸려한 현실 세계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아무런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는 성스러운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현실에서 쓰고 있던 가면을 벗는 것과 같은 성스러운 행위 - 진실을 털어놓고 내면의 갈등을 함께 나누며, 자신의 욕망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는 것 - 는 두 개의 영혼이 더 깊은 곳에서 만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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