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240715

monstrum 2024. 7. 1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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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한테는 한계가 있다는 걸 알아둬

내 표현도 상황 설명도 다 막아놓고 쳐내기만 하고

언제까지 네 얘기만 들어주고 너만 받아줘야 하니

내가 언제까지 널 참아주기만 해야 하니

내 자식도 동생도 아닌데

 

계속 힘들다고 말해왔잖아

진짜 힘들어

너만 이해해 달라고 하고 못 알아주면 기분 나빠하면서 철퇴 휘두르는 거

이제 그만 해 좀

이건 인간관계도 아니잖아 날 사람으로도 안 보는 거고

너무한다고

너 성인이잖아 언제까지 사춘기 온 중학교 2학년처럼 굴래

또 그걸 내가 왜 받아줘야 하니

내가 부모도 연인도 언니도 친구도 아닌데

 

사람 무시하고 갖고 노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언제까지 인내심 테스트 할 건데

 

 

그래, 그 말 할 줄 알았어

내가 생각을 잘못하고 있었던 건가?

그만 좀 떨어지라고 계속 쳐낸 건데 내가 잡고 있었던 건가?

근데 연락 한 건 내가 아닌데

 

왜 이러는 거야 진짜...

왜 자꾸 연락해서 네가 원하는 반응만 해달라고 하고

내가 뭐라고 하면 안 맞으면 그냥 가면 된다 하고

안 맞는 것 같아서 가려고 하니까 친구 할 생각이 있는 거냐 하고

뭘 원하는 거야 나한테? 나보고 어쩌라고?

그냥 좀 말해줘라 진짜

 

친구로 둘 거면 확실하게 친구라고 하던가

아니면 그냥 날 보내주던가

그만큼 혼란스러운 거면 그렇다고 설명이라도 하던가

말도 없이 알아주기만 바라고

어장 관리하는 것도 아니고 뭐하는 거야

 

 

-

넌 소설을 쓰니까, 잘 알겠지

사람이 무엇 때문에 움직이게 되는지

동기는 무엇으로 형성되는지

 

 

-

아냐 그땐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안 그럴게

 

아냐 네 말이 맞아

원래 힘든 개인사는 말하면 안 되는 거야

그걸 잊고 있었어 미안해

 

 

-

그래, 네 말이 맞아

서로 우울한 얘길 하면 안 돼

그건 관계를 망치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왔어

 

그런데 가끔 생각하게 돼

왜 뭐 때문에 그렇게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된 걸까?

 

그건 아마 둘 다 원하는 뭔가를 찾는 데 목말라했었기 때문이겠지

 

난 이제 다시 내 삶으로 돌아갈 뿐이야

우주에 신호를 쏘아보내며

내가 여기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

진흙 속에서도 연꽃은 피어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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