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240714

monstrum 2024. 7. 14. 22:54

 

 

-

난 널 영원히 사랑할 거야

널 영원히 기억할 거고

널 계속 이해하려고 할 거야

 

 

-

아니

인간은 언제나 배반하고 배신해

나를 언제까지라도 사랑한다, 믿는다, 절대 변하지도 떠나지도 않을 거다라고 말했던 그 자유의지로.

 

동물은 한번 사랑과 믿음을 주면, 널 절대 배신하거나 떠나지 않아

네가 괴상하더라도, 아무리 학대하더라도, 아무 말도 없이 몇 년씩이나 돌아오지 않더라도 말이지

표현이 솔직하고, 거짓말하지도 않고, 맹목적인 믿음과 사랑을 주지

절대 네 곁을 떠나지 않아, 변절하지 않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인간과의 소통?

무엇을 위해서?

그 모든 대화의 끝이 배반이라면, 

그 모든 말과 시도와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지?

다 거짓말이 될 뿐인데?

 

그래서?

또다시,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지?

그 단 한 번의 성공을 위해

그 모든 고통을 다시 살고 반복하란 말인가

그건 너무 잔인해

 

아니

결혼해도 옵션은 여러 가지가 있거든

말했잖아?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다고

 

아니 

그럴 수는 없는 거야

그 사람이 그렇게 해서 더 행복하다면

보내줘야 하는 거지

사랑하니까

 

 

-

지구의 공전 속도는 초속 29킬로미터

혜성의 공전 속도는 초속 70킬로미터

너의 속도는 어떻게 될까, 넌 어떤 속도로 어디를 지나고 있는 걸까

 

 

-

네가 원했던 사랑의 형태가 무너진 모르겠어

나한테 뭘 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주지 못해서 미안해

하지만 너도 솔직하지는 않았잖아?

알았다면 주려고 했을 텐데

 

난 그냥 이해하고 싶을 뿐이야

이 모든 게 왜 이렇게 됐는지

 

그래, 사람은 떠나기 마련이야

각자 자기 길 가야 하고

난 널 떠나보낼 준비를 했었어,

근데 왜 나한테 믿음을 심어준 거냐고

또다시 왜 그 모든 것들을 겪게 했느냐고

 

 

내가 말했었잖아

난 그저 친구가 되고 싶었을 뿐이라고

근데 친구가 되려면,

짧은 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면, 그걸 다 바쳐야 한다고 생각했었어

그때 네가 받길 원했던 건 그런 게 아니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던 것 같지만...

너를 알고 싶었고

네가 행복하기만을 바랬어

시간이 너무 짧아서, 네가 알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있었고

그래서 말을 하지 않았던 것들도 있었고

그저 그뿐이야

 

 

이제 와서 무슨?

 

 

-

아니

적당히 가면을 쓰고 있는 데 나아

인간이 다른 인간을 그럭저럭 참을 수 있는 건 그 가면 덕분이니까

넌 피투성이 콰지모도만 보게 될 뿐이야

 

누구에게나 그런 삶의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니야

 

사람은 다 자기만의 공식이 있고 차트가 있어

그리고 모든 상황에 들어맞는 공식은 없고

 

전에 이 비슷한 얘기 하지 않았었나?

 

 

-

네가 내 자식이나 동생도 아니고

언제까지 참고 널 받아들이기만 해야 하니

이러면 넌 또 분명히 말하겠지,

희생하지도 애쓰지도 말라고.

근데 네가 원하는 태도는 그게 아니잖아

날 진짜 동등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진짜 친구 할 마음이 남아있다면 그만해

아니면 어떻게 해달라고 솔직하게 말하던가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맞춰줄 수는 없어

난 여기 떨어져 있잖아, 널 볼 수 없다고

 

네가 나한테 뭘 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지금 줄 수 있는 게 없어

널 받아들일 수도 없고

나도 인간들한테서 받은 상처가 깊고

그런데도 널 받아들이려고 했어

그만큼 네가 소중했기 때문에

그런데 원치 않는 방향으로 변한 모습으로 널 대하게 되고

넌 계속 상처받고 멀어져만 가

네가 행복하려면 널 보내야 한다는 걸 아는데,

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데,

넌 계속 찾아오지,

근데 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그게 얼만 괴로운지 알겠니?

네가 얼마나 힘들지 난 상상만 할 수 있을 뿐인데

아무것도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

 

여유가 있다면 원하는 대로 해줄 수 있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한계를 넘은 지 오래라고, 계속 말해왔잖아, 나 힘들다고

 

 

내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어떤 시간을 걷고 있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더군다나 내 의사표현도 막아놓은 상태에서

네 얘기만 들어주고 이해해 주고 받아들여주고 네가 원하는 반응만 원하는 정도로만 해주기를 바랄 수는 없는 거야

그건 폭력이야

 

네가 내 자식도 아니고 동생도 아닌데

하다못해 친구도 아닌데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난 그래도 네가 날 친구라고 불렀기에 계속 참아왔어

네 선에 맞춰서 최선을 다했다고

뭐가 뭔지 모를 알쏭달쏭한 네 말을 해석하려고 하면서

이제 와서 보니까 다 테스트였고 간 보는 거였지만

 

이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나르시시스트 베이비야

 

이해는 해, 왜 그렇게 됐을지는

모르는 곳에서 혼자 모든 걸 하면서 살아와야 했다면 오만과 이기적인 태도는 필수적인 생존 기술이 될 테니까

 

하지만 네가 정말 진심으로 생각하는 관계라면, 

적어도 설명쯤은 오가야 되는 거 아니냐?

그게 최소한의 예의잖아

 

말만 예쁘게 한다고 예의 있는 게 아니야

그건 잘 포장된 예쁜 폭력이지

예의가 뭐냐?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선을 존중하는 거잖아

근데 넌 단 한 번도 내 선을 본 적도 없잖아

아니 날 본 적 조차도 없지

그냥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뿐이지

그게 뭐가 예의 있는데?

 

 

-

너의 마음을 아주 몰랐던 건 아니야

네가 원하는 데 뭐였는지,

네가 원하던 반응이 뭐였는지

아주 몰랐던 건 아니야

 

하지만 첫 번째로,

난 정말 내가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어서 잘 알지 못했고

두 번째로, 알아도 네가 원하는 대답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

그 대답은 더 좋은 사람이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기에,

더 좋은 사람과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그래서 일부러 다른 답을 했어

 

결국엔 널 상처만 주게 됐지만...

내 몫이 아니란 걸 알았어도,

네가 원하던 답을 해줬어야 했을까?

그럼 네가 상처를 안 받게 됐을까?

 

상처받지 않도록, 원하던 답을 했어야 했을까?

아니면 그 몫의 자리를 비워두려던 내 판단이 옳았던 걸까?

 

난 내가 옳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그 답을 줄 수 없었고,

네가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일부러 다른 답을 했어

 

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네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게 더 큰 잘못이었을지도 모르겠어

아마, 네가 원했던 건, 답이 아니라...

너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어

 

그게 진지한 관계를 만드는 기회였을지도 모르겠어

너를 위해 피했던 말들이

이 관계를 더 멀어지게 가속시킨 건 아닐까...

 

지금 와서 생각해 보자면

뭐가 어떻게 되든

네가 원하던 답을, 받아줬어야 했을지도 모르겠어

 

 

-

그야 넌 항상 내 말을 안 들으려고 하잖니

 

날 이해하기보다는 네가 만든 생각의 틀에 집어넣기에 바쁘지

 

근데 이해해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속이 복잡할 때는 그렇게 되니까

 

근데 이것만은 알아둬,

나는 네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야

 

 

넌 다른 사람을 못 받아들이는 인간이야

상대 말을 다 틀어막아놓고

네가 좋을 대로만 분석하잖아,

그게 맞지도 않는데

네 분석만 맞다고 단정 짓고

사람을 더 이해하려고 하질 않아

그만큼 상처받았던 거니?

난 모르겠어

 

 

 

-

친구라

 

하하

 

이번엔 내가 물어보자

너한테 친구는 뭔데?

 

그건 다 네 생각이고 말뿐이야

 

내가 힘들어서 길바닥에서 구를 때,

겨우 다시 믿은 너를 보려고 했을 때,

넌 어디 있었고 무슨 말을 했는데?

네 말만 하고 그냥 차버렸잖아?

 

난 너 못 믿어

 

아니

이건 정당한 분노다

네가 악당이 되기 싫었으면 그렇게 행동하지 말거나 받아들이거나 해

 

 

너의 단점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네가 짜놓은 시나리오 속 엑스트라일 뿐이니까

 

거짓말하는 것

 

다른 사람을 해부해서 네 생각의 틀에 집어넣는 것

 

 overall, you're just a selfish, egocentric, narcissistic child

 

 

-

그래도 삶은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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