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거야
나는 불안해서, 변화를 싫어하고 과거에 살고 싶어해
너는 불안해서, 앞으로 가려고 하지, 계속 변화를 주려고 하고
같은 곳을 보지 않는데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이대로 멀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너와의 이야기는 최종장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 같아
깔아놓은 복선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다 이해하고 알게 되는 순간
끝나는 거겠지
어쩌면 나는 드라마에서 살고
어쩌면 너는 소설 속에 사는지도 모르지
그래, 이대로 멀어지면 되는 거야
난 너한테 도움이 안 되니까
넌 강하지 똑똑하고 독립적인 사람이야
그런데도 네가 힘들다고 얘기를 한 건,
이런 네가 이상한지, 이상해도 받아들여질지 알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 아닐까
누구에게라도 나는 이상하지 않다고, 이상해도 괜찮다고 확인을 받고 싶었던 것 아닐까
항상 끝을 생각했고 끝이 금방 올 거라고 생각했어
나는 조만간 퇴장해야 한다고
그래서 줄 수 있을 때 줄 수 있는 최대한을 주고 싶었던 거야
네가 그때 원하는 것, 원하는 만큼은 그게 아니었는데도
결국은 너를 못 본 거지만
주변에 너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아껴주고 너를 제대로 봐주는 사람들로 채워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삶을 행복으로 채우고
그러면 되지 않을까
내 잘못을 정신병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거나 핑계대고 싶지 않아
잘못한 건 그냥 잘못한 거야
분명 뭔가를 말하고 있고
조금만 신경을 더 쓰면 알 수 있었을텐데
난 항상 선택지에서 b만 고르는 것 같지
어쩌면 알고도, 보고도 못본 척 한 걸 수도
그래서 진짜 나를 보여주길 주저한 걸 수도
왜냐면 난 너한테 좋지 못하니까
멀어져야하니까
너한테 굳이 나를 걸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행복해져야한다고 생각했어
미안해
너한테 솔직하게 나를 보이고 싶은데
나를 제어하는 브레이크는 쉽게 풀리지 않네
그러기엔 너무 많은 것들을 얘기했어
내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 것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둘러말하는 것도 겨우 티만 내는 것도
상처받을까봐 그러는 거겠지
말했다가 또다시 들리지 않게 될까봐
내가 그렇게 만든 거야
그래, 너랑 친구가 되고 싶었어
너를, 너의 우울과 상처까지도 들이마시고 삼키고 싶었어
하지만 그건 내가 해야될 게 아니라
다른 좋은 사람이 해야되고 남겨둬야한다고 생각했어
난 너랑 친구가 되기엔 너무 더러우니까
그래서, 계속 안녕을 말해온 거야
너와 같이 했던 작은 순간들이 자꾸 생각 나
한편으론 왜 나를 선택한 건지 모르겠어